제소전화해, 임대인이 요구한다면 — 서명 전 사장님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계약서 속 ‘제소전화해’ 한 줄, 소송 없이 매장에서 나갈 수도 있습니다. 임차인이 서명 전 반드시 확인할 독소조항 3가지와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5조 방어 논리, 비용까지 정리했습니다.

임대차 계약서를 넘기다 **‘제소전화해’**라는 네 글자를 만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개는 특약란 한 줄, 혹은 “계약 후 제소전화해에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조용히 얹혀 있습니다. 사장님, 그 한 줄에 서명하는 것은 단순히 도장을 하나 더 찍는 일이 아닙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 소송 한 번 없이 가게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을, 계약하는 평온한 날에 미리 확정 짓는 일입니다.

제소전화해가 무엇이길래, 서명 전에 멈춰야 하는가

제소전화해는 이름 그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전(提訴前), 지방법원 단독판사 앞에서 미리 화해하는 절차입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한 내용을 법원이 확인해 화해조서로 남기는데, 이 조서의 무게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즉 그 자체가 집행권원입니다. 조서에 정해 둔 사유(예: 차임 연체, 계약 해지)가 발생하면, 임대인은 별도의 명도소송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제소전화해가 주로 상가임대차에서 활용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임대인이 계약 종료 시 건물을 돌려받을 ‘열쇠’를 계약 시점에 미리 손에 쥐어 두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한 줄 정리 — 일반 계약서 특약은 어기면 다시 소송으로 다퉈야 합니다. 그러나 제소전화해 조서는 조서 한 장으로 바로 집행이 시작됩니다. 방어할 시간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공증과 무엇이 다른가 — 사장님이 오해하기 쉬운 지점

“공증받는 것과 비슷한 것 아닌가요?” 실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은 힘의 범위가 다릅니다.

  • 공증은 원칙적으로 금전 채권·채무에 대해서만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즉 “밀린 돈을 받아내는” 데까지입니다.
  • 제소전화해는 금전을 넘어 ‘건물 인도(명도)’ 자체에 대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사장님을 매장에서 나가게 하는 힘까지 담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 공증은 통상 계약 만료 6개월 이전 시점에 활용되지만, 제소전화해는 계약 초기부터 가능합니다. 그래서 신규 계약을 맺는 바로 그 순간, 임차인의 협조를 얻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이유로 요구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계약서에 이런 조항이 있다면, 그대로 서명하지 마십시오

여기서부터가 20년간 현장에서 지켜본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제소전화해 조서에는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이 슬쩍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세 가지입니다.

제소전화해 조서 주의사항 안내 이미지

① 계약갱신요구권을 포기하게 만드는 조항

“임차인은 갱신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입니다. 그러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계약을 포함해 전체 10년 범위에서 보장되는 강행규정입니다.

② 권리금 회수 기회를 미리 막는 조항

아직 사장님이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계약 종료 시 신규 임차인을 주선해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 자체를 봉쇄하는 조항입니다. 이 역시 강행규정으로 보호되는 권리입니다.

③ 임대인의 자력 구제(직접 물리력)를 허용하는 조항

“임대인이 직접 문을 잠그거나 집기를 반출할 수 있다”는 식의 조항입니다. 이런 자력 구제는 법적으로 성립할 수 없습니다. 강제집행은 반드시 법원 절차를 통해야 합니다.

사장님을 지키는 방패 —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5조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 이것이 편면적 강행규정입니다. 설령 사장님이 서명했더라도, 갱신요구권·권리금 회수처럼 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하는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고, 법원은 화해 성립 단계에서 이런 조항을 기각하거나 보정명령을 내리기도 합니다.

그럼 사장님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오해는 마십시오. 제소전화해가 임대인에게만 유리한 ‘함정’인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의 동의가 없으면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조서가 균형 있게 작성되면, 사장님도 임대인의 자의적인 계약 해지나 무리한 명도 요구로부터 오히려 보호받는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내용’이지 ‘제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대응은 거부가 아니라 협상과 검토입니다.

첫째, 조서 초안을 반드시 사전에 받아 한 줄씩 검토하십시오. 화해기일에 판사 앞에서 처음 내용을 보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강행규정에 반하는 조항이 있으면 서명 전에 삭제·수정을 요청하십시오.

둘째, 강제집행 사유를 ‘법이 정한 기준’에 맞추십시오. 차임 연체를 이유로 한 즉시 강제집행은 상가의 경우 3기(주택은 2기) 연체가 기준입니다. “1회만 밀려도 즉시 명도”처럼 기준을 임의로 앞당긴 조항은 다투어야 할 대상입니다.

셋째, 비용 부담을 계약서에 명시하십시오. 제소전화해 비용은 변호사 선임료가 대체로 50만~200만 원(평균 100만 원 내외), 여기에 법원 인지대·송달료가 더해집니다. 명도소송(통상 300만~500만 원)보다는 저렴하지만, 이 비용은 보증금과 달리 종료 시 환급되지 않습니다. 관행상 임차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으나 협의 대상이며, 반반 부담도 흔합니다. 부담 주체를 특약에 못 박아 두어야 나중에 새로운 분쟁이 생기지 않습니다.

서명 전 체크리스트

계약 전, 이 항목을 손으로 짚어 확인하십시오.

  • 조서 초안을 서명 전에 서면으로 받았는가
  • 갱신요구권·권리금 회수 기회를 포기시키는 조항은 없는가
  • 강제집행 사유가 3기 연체(상가) 등 법정 기준에 맞는가
  • 임대인 **자력 구제(직접 물리력)**를 허용하는 문구는 없는가
  • 비용 부담 주체가 계약서·특약에 명시되어 있는가
  • 화해기일에 양 당사자 출석 일정을 확인했는가
  • 애매한 조항 하나라도 전문가(변호사) 검토를 거쳤는가

마무리

제소전화해는 피해야 할 괴물이 아닙니다. 다만 한 번 성립하면 뒤집기가 대단히 어려운, 확정판결과 같은 무게의 서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계약하는 평온한 날의 서명 한 번이, 몇 년 뒤 사장님의 방어권 전부를 좌우합니다. 거부가 아니라 검토, 그것이 사장님이 쥐어야 할 유일한 태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계약이 끝나는 순간 사장님의 지갑을 가장 크게 흔드는 문제 — 원상복구와 명도 특약을 다루겠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계약의 조건·점유 상황·지역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무사·공인노무사·변호사의 공식 자문을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계약 검토 시 반드시 전문가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조문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문 이미지는 AI로 생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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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원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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