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없이 첫 직원 쓰면, 500만 원부터 샙니다

사장의 서재 · 보스모드 14화 | 2막 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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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를 써도 계약서는 근로 시작 전. 안 쓰면 정규직은 벌금, 알바는 즉시 과태료 — 각각 500만 원 이하입니다. 채용 첫날의 순서를 정리해 드립니다.

사장님, 문을 열고 손님이 늘면 곧 첫 직원을 들입니다. 그런데 이 순간부터 사장님은 ‘자영업자’가 아니라 ‘사용자’입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되는 첫날 가장 많이 새는 돈이 바로 근로계약서 한 장에서 나옵니다.

“알바 하루 이틀 쓰는데 무슨 계약서까지”라는 말, 현장에서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은 근무 기간을 가리지 않습니다. 단 하루를 일해도, 일 시작 전에 서면 계약서를 쓰고 한 부를 교부해야 합니다. 어기면 어떻게 되는지부터 숫자로 보겠습니다.

안 쓰면 얼마가 새는가 — ‘인원수 × 건수’로 불어납니다

첫째,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은 벌금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임금·근로시간·주휴일·연차 등 핵심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교부를 의무로 정하고,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제114조)을 부과합니다. 벌금은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입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전과 기록이 남고, 이후 인허가·자격 취득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알바·기간제·단시간 근로자는 즉시 과태료입니다. 기간제법 제17조 위반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고, 시정 기회 없이 바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미기재 항목 하나하나가 각각 과태료 산정 대상이 됩니다.

셋째, 금액은 사람 수만큼 곱해집니다. 실무에서는 미작성 1건당 통상 50만 원 안팎부터 시작하지만, 근로자 4명과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면 4건의 위반입니다. 그리고 신고는 대부분 퇴사 직후, 임금 분쟁과 함께 들어옵니다. 계약서가 없으면 사장님은 임금·수당 다툼에서 증거 없이 싸우게 됩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 — 5가지 서면 명시 사항

법이 ‘서면으로 명시하라’고 정한 항목은 분명합니다. 이 다섯을 빼먹으면 계약서를 써도 위반입니다.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와 미작성 벌금 실무 체크리스트 정리
  1. 임금 — 구성항목(기본급·수당), 계산방법, 지급방법까지 셋 다 적어야 합니다. “월 250만 원”만 쓰면 부족합니다. 2026년 최저임금은 시급 10,320원, 주 40시간 기준 월 2,156,880원입니다. 이 밑으로 정한 계약은 그 부분이 무효가 됩니다.
  2. 소정근로시간 — 출퇴근 시각과 휴게시간을 특정합니다.
  3. 주휴일 —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는 유급 주휴가 발생합니다. 요일을 명시하십시오.
  4. 연차유급휴가 — 5인 이상 사업장은 연차 규정을 적습니다.
  5. 취업 장소와 업무 내용 — 매장과 담당 업무를 특정합니다.

여기에 수습 기간을 둔다면 기간(통상 3개월)과 감액 조건을 함께 적습니다. 단, 수습 감액(최저임금의 90%)은 1년 이상 계약에만 가능하고, 주방보조·배달 같은 단순노무직은 감액 자체가 안 됩니다.

사장님이 자주 밟는 세 가지 지뢰

지뢰 하나 · “일 시켜보고 쓰자” — 계약서는 근로 개시 ‘전’이 원칙입니다. 첫 출근 날 일부터 시키고 계약서를 미루는 순간, 그 사이 다치거나 그만두면 사장님이 전부 뒤집어씁니다.

지뢰 둘 · “쓰긴 썼는데 안 줬다” — 작성만으로 끝이 아닙니다. 교부(1부 전달)까지가 의무입니다. 서명받은 뒤 사진이라도 찍어 전달 기록을 남기십시오.

지뢰 셋 · “3.3% 떼면 프리랜서니까 계약서 필요 없다” — 출퇴근 시간을 정해주고 업무 지시를 받는 사람은 세금 처리와 무관하게 근로자입니다. 3.3% 사업소득 처리로 4대보험을 피하려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미가입 보험료 소급에 과태료까지 한 번에 옵니다. 참고로 2026년 요율은 국민연금 9.5%(사업주 부담 4.75%), 건강보험 7.19%(부담 3.595%)로 오른 상태라, 소급 청구는 해가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직원이 생기는 순간 인건비는 매달 나가는 고정비가 됩니다. 채용 전에 현금흐름부터 점검하고 싶다면 운전자금 5천만 원이 반년 만에 바닥나는 이유에서 계산법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장의 노트 — 하루 일한 사람에게 200만 원을 보낸 날

그동안 많은 직원, 파트타이머와 함께 일하며 즐거운 기억도 많이 쌓았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 근태가 아쉬운 사람, 출근하자마자 화장실에 간다더니 그대로 집으로 가버린 사람까지 — 별별 사람을 다 겪었습니다. 그중 가장 뼈아프게 남은 사람은, 첫날 출근하고 다음 날 아침 “일이 생겨 못 나온다”던 직원이었습니다. 당시는 계약서를 나중에 쓰는 게 관례처럼 여겨지던 때였고, 저 역시 “나중에 쓰면 되겠지” 하던 사장 중 하나였습니다.

못 나온다기에 저도 “그럼 앞으로 나오지 마시라”고 했습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일주일쯤 지나 고용노동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벌금 대상인데, 고소인과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결국 저는 하루 일한 사람에게 합의금 200만 원을 보냈습니다. 하루치 일당이 아니라, 안 쓴 계약서 한 장의 값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제 채용 루틴은 하나로 굳었습니다. 출근 당일, 일을 시작하기 전에 계약서부터 씁니다. 단 하루를 쓰더라도 예외를 두지 않습니다. 계약서는 직원을 위한 서류이기 이전에, 사장님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선이기 때문입니다.

채용 첫날 체크리스트

  • 근로 개시 에 서면(또는 전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는가
  • 임금의 구성·계산·지급방법 세 가지를 모두 적었는가
  • 소정근로시간·휴게·주휴일·연차·근무장소·업무를 특정했는가
  • 서명본 1부를 교부하고 전달 기록(사진·전자서명 로그)을 남겼는가
  • 2026년 최저임금 시급 10,320원 이상으로 임금을 정했는가
  • 수습 감액 시 계약 기간 1년 이상·단순노무직 제외 요건을 확인했는가
  • 계약서를 근로자 퇴직 후 3년까지 보관하도록 정리했는가

표준 서식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의 표준근로계약서(7종)를 그대로 쓰면 됩니다. 무료이고, 분쟁 시 가장 방어력이 높은 양식입니다.

법적 경계와 면책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노무·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과태료·벌금 기준과 요율은 법 개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적용 전 반드시 고용노동부 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 또는 노무사에게 확인하십시오.

  • 합법 — 근로 개시 전 서면 계약서 작성·교부, 최저임금 이상 지급, 4대보험 정상 가입.
  • 회색 — 메신저로 근로조건을 통보만 하고 서명·교부 절차가 없는 경우. 명시 방법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위험 — 미작성 상태로 근무 개시, 3.3% 처리로 근로자를 프리랜서로 위장. 벌금·과태료에 보험료 소급까지 겹칩니다.

다음 이야기 · 제15화 — 4대보험, 누구까지 넣어야 하나

계약서를 썼다면 다음은 보험입니다. 주 15시간, 월 60시간이라는 숫자가 사장님의 인건비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 다음 화에서 가입 기준선을 정리합니다. 아직 문을 열기 전이라면, 음식점 영업신고 순서와 반려 3대 함정부터 읽으시길 권합니다.

※ 이 글의 이미지는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참고 자료 (원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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